우리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힘이 장사였다고 해. 북에서 6.25 때 내려오셨고, 직업도 군인이셨어. 키는 185쯤 됐고 내가 직접 젊은 시절을 본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다들 체격이 엄청 컸다고 하더라고 ㄷㄷ
그때 살던 곳이 인천 쪽 산자락 마을이었는데 어느 날 술을 좀 마시고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올라가고 있었다고 하셨어. 자전거 뒷자리에는 신문지로 꽁꽁 감싼 고기를 묶어 놓고.
산길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남자 하나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다짜고짜 씨름을 한 판 하자고 했다더라?
할아버지는 또라인가 싶어서 그냥 무시하고 자전거를 다시 타고 올라가셨어.
그런데 조금 올라갔을 때 아까 그 사람이 또 앞에 서 있더래;; 그리고는 또 씨름을 하자고.
여기서부터 좀 이상하다고 느낀 게 자기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고 있었는데 어떻게 자기보다 먼저 와서 앞에 서 있었을까 궁금하셨다고 해.
그래도 술도 마셨고 할배는 원래 겁 없는 성격이라 이번에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고 올라가셨어.
근데 이상하게도 얼마 안 가서 또 그 남자가 나타나서 이번에도 씨름을 하자고 말하더래.
이쯤 되니까 할아버지도 열이 받아서 미친놈이 뒤질라고 하는 심정으로 자전거를 세우고 일어나셨대.
둘이 옷을 잡고 서로 넘기려고 버티고, 힘 주고, 다시 버티고… 한참을 그렇게 씨름을 했다고 하더라.
우리 할아버지도 체격이 크고 힘이 센 편이고 상대는 겉보기엔 진짜 왜소했는데 힘이 이상할 정도로 세고 기술도 엄청났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러다가 결국 할아버지가 간신히 이기셨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 순간, 아까 그 남자가 갑자기 사라지더라는 거야. 눈앞에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어느 순간 없었대..
정신 차리고 주변을 보니까 그 자리가 예전에 마을에서 시신 같은 걸 넣어두던 구덩이 안에 자기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자기는 그 구덩이 안에 들어가 있었고.
여기가 내가 들으면서 소름 돋았던 부분이야. 아까 자전거에 묶어 놨던 고기가 자기 옆에 떨어져 있더래.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주워서 신문지를 풀어봤는데 그 안에 있던 고기가 핏기 하나 없이, 완전히 파란색으로 변해 있더라는 거야.
그 뒤로 할아버지는 옛날에는 진짜 도깨비가 많았다는 말을 자주 하셨어. 그런데 우리 부모님도 옛날에는 도깨비가 정말 있었다고 하시더라고...
난 그 얘기를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 술에 취하셔서 꿈을 꾸신 걸까..?
아니면 그날 할아버지가 이기셨기 때문에 무사하셨던 걸까?
만약 그때 졌다면 어떻게 되셨을까.. 내가 지금 여기에 글을 쓸 수가 있었을까?
나도 내 썰 좀따 하나 풀어보겠음.
울 할부지도 도깨비 본 적 잇다고 했었어요
그 시절에 185면 완전 서장훈급이네 ㄷㄷ ㅋㅋㅋ
와 ㄷㄷ.. 도깨비 근데 살면서 만나면 도움도 하나 준다던데 도움 받으신것도 있을래나?
드라마 도깨비 보고 쓰신 글 같은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