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지금 31살 먹은 아재인데, 대학생 때 친구 놈들 셋이랑 패기 하나로 갔던 개발구역 흉가 썰 좀 풀어봄.
나 포함 총 4명이었음.
때는 바야흐로 20살 때.
그땐 뭐 세상 무서울 게 없잖아? 인천 살았는데 숭의역 부근이 한창 재개발한다고 싹 다 밀어버리고 펜스 쳐놓고 그랬을 때임.
사람 아무도 안 사는데 흉물스러운 건물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서 밤만 되면 진짜 사람 살 동네가 아니었거든.
어느 날 술 먹다가 친구 놈이 갑자기 "야, 우리 저기 개발구역 안쪽에 폐교회 있는데 가보자" 이러는 거야.
처음엔 그냥 "그래 까짓것 가보자" 하고 나랑 친구 셋, 이렇게 총 4명이서 가게됐지.
막상 가니까 진짜 흉가 뺨치더라.
가로등도 하나도 없고, 깨진 유리창 파편 소리만 바스락 들리는데 분위기 압살임.
어쩌다 보니 그 교회 안으로 들어갔는데, 1층 예배실이 엄청 넓고 뒤쪽에 나무 계단으로 된 복층 공간이 있더라고.
우리는 20살 패기로 "귀신 나오면 우리가 잡는다" 하면서 그 복층 위로 다 같이 올라갔음.
근데 위에서 밑에 텅 빈 예배실을 내려다보는데, 분위기가 갑자기 확 싸해지는 거야.
그냥 왠지 모르게 자꾸 밑을 쳐다보게 되더라고.
나랑 친구들 셋, 이렇게 넷이서 복층 끝에 서서 밑을 보고 있는데, 1층 어두컴컴한 바닥 쪽에서 누가 우리를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는 게 느껴지는 거임.
진짜 헛것 본 줄 알았거든? 근데 자세히 보니까 1층 정중앙에 시꺼먼 형체가 서서, 복층에 있는 우리 넷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음.
얼굴은 잘 안 보이는데 그 시선이 너무 강렬해서 진짜 온몸이 굳어버리더라.
옆에 있던 친구들도 아무 말 못 하고 다 같이 얼음 됨.
그때 진짜 타이밍 기가 막히게 내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리는 거야.
화면 보니까 엄마였음.
그 상황에 전화 오니까 더 미치겠는 거 있지.
친구들은 내 눈치만 보고, 나는 벌벌 떨면서 일단 전화를 받았거든.
근데 수화기 너머로 엄마 목소리가 평소랑 다르게 엄청 다급한 거야.
"너 지금 어디야?!"
목소리부터가 너무 다급해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까, 엄마가 다짜고짜 울먹이면서 그러더라.
방금 둘째 이모한테 전화 왔다고. (우리 둘째 이모가 신기 좀 있으신 무속인임...)
이모가 엄마한테 "지금 원희(가명) 뒤에 뭐 무거운 거 붙어서 따라가고 있다. 집에 들어오기 전에 길에서라도 당장 소금 뿌리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씻고 문 잠그고 절대 나오지 마라!"고 소리를 지르더라는 거야.
그 말을 듣는데, 복층 아래에서 나를 올려다보던 그 시꺼먼 형체랑 눈이 딱 마주친 느낌이 들더라.
등 뒤로 식은땀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 진짜 다리가 안 움직여서 죽는 줄 알았다.
내가 통화 내용 그대로 말하니까 친구 셋도 얼굴 하얘져서 당장 나가자고 난리 남.
그 길로 친구 셋이랑 진짜 교회 밖으로 미친 듯이 뛰쳐나왔음.
길바닥에서 소금 뿌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집에 와서도 찬물로 박박 씻고, 방 문 잠그고 밤새 벌벌 떨었다.
근데 그날 이후로 한동안 진짜 개고생했음.
매일 밤마다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나는 여전히 그 교회 복층 위야. 밑을 내려다보면 1층에서 그 시꺼먼 형체가 나를 보며 웃고 있고, 꿈에서 깨어나면 온몸이 땀 범벅에 며칠 동안 가위에 눌려서 죽는 줄 알았다.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숭의역 근처는 얼씬도 안 함.
다들 밤에 아무 데나 돌아다니지 마라. 진짜 겪어본 놈만 안다.
이모 소개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돌아가셨습니다 ^^
ㄷㄷ.. 강심장들이네
엌ㅋㅋㅋㅋ 그 와중에 사진 야무지게 찍어왔네요 ㅋㅋㅋㅋ
다같이 실로암 불렀어야지
도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