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가 직접 큰아버지한테 들은 이야기야.
큰아버지는 어렸을 때 몸이 굉장히 튼튼한 편이었어. 그 시절엔 다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마을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쓸 만한 게 보이면 그냥 집으로 가져오는 일이 흔했대. 나무 판자 같은 것도 마찬가지였고, 나중에 집 수리할 때 쓰려고 마당에 쌓아두곤 했다고 해.
어느 날 할머니가 큼지막한 나무 판자 하나를 가져왔어. 상태도 괜찮아 보이고 썩은 데도 없어서 그냥 마당 한쪽에 두셨다고 하더라. 그땐 아무도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냥 흔한 판자 중 하나였어.
근데 그 이후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어.
큰아버지가 이유 없이 몸이 아프기 시작한 거야. 딱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온몸이 계속 쑤시고, 특히 밤이 되면 통증이 심해져서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하더라. 처음엔 참고 넘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졌어.
병원도 여러 군데 가보고 검사도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이상하게 결과는 늘 정상이었대. 의사들도 이유를 모르겠다고만 하고. 그러다 보니까 가족들 분위기도 점점 안 좋아졌다고 해.
결국엔 “이러다 진짜 큰일 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고, 우리 아버지 말로는 그때 영정 사진까지 미리 찍어놨다고 하더라.
거의 포기 분위기였을 때,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어. 할머니는 원래 무속 쪽을 완전히 부정하는 분은 아니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무당을 불렀다고 해.
굿을 시작하고 한참이 지났을 때였는데, 무당이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마당 쪽을 가만히 보다가 나무 판자 쪽으로 가더래.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서 있더니 그제서야 한마디 했다고 해.
“저거 집에 두면 안 돼요. 귀신이에요.”
주변에서는 다들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그 말 듣자마자 그 나무 판자를 바로 치웠대. 어디 멀리 갖다 버렸다고 하더라.
신기하게도 그 다음 날부터 큰아버지 상태가 눈에 띄게 달라졌어. 하루 이틀 지나면서 통증이 줄더니, 며칠 지나니까 거의 멀쩡해졌다고 했어. 가족들도 그제야 숨 좀 돌렸고.
근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야.
그 이후로 큰아버지가 귀신을 보기 시작했어. 처음엔 본인도 설마 싶어서 넘기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대. 사람이 아닌 게 분명히 보였고, 큰아버지 스스로도 “아, 이건 귀신이다” 하고 인지할 정도였다고 해.
형체도 있었고, 상황에 따라서는 사람처럼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고 하더라. 느낌이나 착각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 눈앞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어.
그게 잠깐이 아니라 몇 년도 아니고, 몇십 년 동안 계속 이어졌어. 그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어느 날부터 갑자기 그런 게 하나도 안 보이기 시작했어. 이유도 없고, 계기도 없이 그냥.
그게 오히려 더 이상했다고 하더라.
나중에 그 얘길 들은 고모가 무속 쪽에 관심이 있어서 무당한테 물어봤는데, 그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해.
큰아버지는 어떤 계기를 겪으면서 영안이 트였고, 그 영안이 열리면서 단순히 보이는 수준이 아니라 신을 받을 수 있는 체질까지 갔던 상태였다고 했어.
근데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그걸 그냥 두고 가신 게 아니라, 큰아버지에게 붙어 있던 그 기운이랑 업을 전부 가져가셨다는 거야.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큰아버지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게 된 거라고. 큰아버지는 가끔 그 얘길 하면서 차라리 안 보이게 된 게 다행인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해.
이게, 우리 큰아버지 이야기야.
와 저런 일이 진짜 있음..?